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 기사

댓글입력 : 2010-11-12 19:43:16ㅣ수정 : 2010-11-12 19:43:20

ㆍ증권당국 ‘매물 폭탄’  도이치증권 조사에 착수
ㆍ규제 목소리 불구 시장 위축 우려에 당국 고심

 금융감독원 등 증권당국이 12일 전날 발생한 ‘옵션만기일 급락’과 관련해 대규모 매물을 내보낸 도이치증권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쇼크의 여파로 연이틀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옵션만기일과 동시호가 때마다 시장의 급변동이 되풀이되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수옵션 만기일 도이치증권 창구에서 대량 매물이 쏟아진 경위와 적절한 절차에 따라 매매가 이뤄졌는지,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는지 등에 대해 한국거래소와 함께 공동조사에 나섰다”고 말했다. 거래소도 만기일에 대규모 매물이 쏟아지면서 코스피지수가 급락한 것과 관련, 심리에 착수했다. 거래소의 심리는 불공정거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거래현황을 심층적으로 파악하는 것으로 증권당국이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뜻이다.
 
 전날 장 마감 전 동시호가에서 1조원이 넘는 외국인 매물이 쏟아지면서 코스피지수가 순식간에 53포인트 급락했다. 전날 주가폭락으로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풋옵션 투자자 일부는 500배에 이르는 대박을 터뜨린 반면 지수상승에 베팅한 콜옵션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지수하락을 예측하기 힘들었던 만큼 손실을 입은 기관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와이즈에셋 자산운용사는 옵션거래에서 889억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고 금감원은 전했다.

 금감원은 이 자산운용사에 대해 손실을 초래한 경위와 내부 통제시스템의 작동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급락으로 인한 42개 증권사의 손실액이 1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전날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원인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환차익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지만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불확실성, 유럽 재정위기 가능성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적지 않았다. 또 옵션시장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옵션시장이 원래 투기성이 강하지만 이처럼 불안정성이 클 경우 되레 자본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외국인 자금이 급하게 들어오거나 나가지 못하도록 ‘브레이크’를 걸어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체적으로는 사후신고를 하는 차익거래나 단순신고만 하면 되는 차익거래 잔액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프로그램 매매시 차익, 비차익거래에 대해 부정확하게 명기했을 때 벌칙을 줘야 한다는 방안도 있다. 동시호가제도도 문제다. 거래량이 적은 동시호가 때 인위적으로 하한가 주문을 내면 가격왜곡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외국인이 매도할 수 있는 물량이나 금액을 제한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자칫 섣부르게 규제했다가 시장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당국이 고심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가 외국인의 자본 유출·입이지만 이를 해결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문제”라며 “동시호가도 대안이 마땅치 찮아 손대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61포인트(0.08%) 내린 1913.1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장초반 1950을 넘어서면서 전날 충격에서 벗어나는 듯 보였지만 기관들이 ‘팔자’에 나서면서 상승폭을 반납했다. 외국인은 이날 4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하며 ‘사자’에 나섰지만 기관들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 //

Posted by 서툰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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