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서 쇄신에서 또 호남이 사라졌다. 현역의원의 25%를 물갈이하고 20%는 전략공천을 주겠다는 쇄신안이 나왔지만 관심은 서울, 정확히 말하면 강남과 영남이다. 이른바 한나라당 텃밭의 이야기고, 호남 등 약세지역 얘기는 없다. 한나라당 호남 출신들로서는 맥이 빠질 만하다.

한나라당은 누가 뭐래도 영남당이다. 전신인 신한국당, 민자당, 민정당을 포함해 한나라당이 1988년 13대 총선 이후 광주에서 국회의원을 배출한 적이 없다. 무려 24년째다.
 
지난 지방선거 때는 흉내라도 냈다. 정용화 후보가 2010년 광주시장선거에, 김대식 후보는 전남도지사선거에 나섰다. 호남도 기대를 내비쳤다. 정 후보는 15%, 김 후보는 13%를 득표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정 후보는 탈당했고, 김 후보는 아예 텃밭 부산을 택했다. 현재까지 광주에 등록한 한나라당 예비후보는 단 1명이다.

한나라당 현역 지역구 의원 중에서 호남을 택한 사람은 전무하다. 연고가 없어서일 수도 있지만 연고가 있어도 도전하지 않는다. 안형환, 심재철, 정두언 의원 등은 호남연고가 있다. 외가 및 처가 등 간접적인 연고까지 확대하면 더 많다.

지역구를 옮겨 부산·대구에 줄줄이 도전하는 민주통합당과는 비교가 불가능하다. 김부겸 의원은 3선의 지역구를 포기하고 대구의 강남, 수성갑으로 들어갔고, 정동영 의원은 한때 부산출마를 검토했다. 한나라당은 이런 행보에 대해 ‘정치쇼’라고 평가절하하지만 꼭 그렇게 보기도 어렵다. 일찌감치 고향 부산진갑으로 옮겨와 터를 닦은 김영춘 전 열린우리당 의원, ‘어머니의 땅’ 경남 함안에 재도전하는 4선의 장영달 전 민주당 의원에게 진정성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

그나마 광주 출마를 선언한 이정현(비례대표) 의원이 집권여당의 체면을 살려주고 있지만 당의 별도 지원은 없어 보인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도 서울 출마설은 나오지만 호남을 언급한 적은 없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강남과 부산·경남도 위태로운데 호남까지 염두에 둘 정신이 솔직히 없다”고 말했다. 호남공략은 배부를 때나 하는 소리라는 얘기다.

한나라당 이상돈 비대위원이 24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경향신문 DB)

 

하지만 당명개정까지 검토할 정도로 위기론에 휩싸인 당의 입장에서 본다면 강남-영남 수성전략은 너무나 안일해 보인다. 전세가 위급하면 적진에 단기필마로 뛰어들어 휘젓는 것도 방법이다. 자신은 장렬히 전사해도 배수진을 친 전체의 사기를 올릴 수 있다.
한나라당이 집권여당으로 한국정치에 기여한다는 의미에서도 호남공들이기는 필요하다. 부산서 3선에 도전하는 민주통합당 조경태 의원은 정치적 불모지에서의 당선에 대해 “정말 짜릿한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한나라당에 호남은 미개척지다. ‘짜릿한 기분’을 만끽하기 위해 호남에 도전해볼 용자, 한나라당에는 진정 없는가.

Posted by 서툰경제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