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맛>=상속세와 증여세. 부자들이 겁내는 이유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들. 그렇다고 모든 신문, 모든 방송에서 다루는 것은 아니다. 좀 비딱한 시선을 가진 매체, 이른바 진보매체에서 집요하게 다룬다. 진보매체가 세상에 까발리는 소재 중에는 불편한 진실들이 꽤 있다. 이를 <돈의 맛>이라는 이름아래 묶었다. 칸 국제영화제는 이 삐딱한 영화를 주목하고 있다.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2012)은 천민자본주의에 빠진 대한민국 재벌가문의 이야기다. 돈으로 산 권력과 언론의 비호아래 승승장구하는, 혹은 그럴 것 같은 그들의 이면을 직설적으로 겨눈다. 재벌3세 윤철은 할아버지에게 받은 60억으로 200조짜리 그룹을 통째로 물려받았다고 말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1995년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으로 편법증여받은 돈이 60억원이다. 묘하게 일치한다. 윤철의 누나 나미는 회사를 경영하겠단다. 윤철과 나미, 누구의 메타포일까.

 

이들은 말한다.“한국의 권력과 언론들은 아귀처럼 돈을 처먹는다. 권력에 갖다바친 돈만해도 기업을 하나 일굴만하다고 말한다. 뇌물과 광고물량공세에 입을 닫은 권·언으로서는 가슴한구석이 찔릴만하다. 자신들이 돈을 독식해야 하는 나름 논리도 있다. “해외 금융자본에 (기업을)빼았기느니 우리가 갖고 있는 게 좋지 않느냐. 어디선가 많이 듣던 소리다.

 외국인 투자가인 로버트는 한국은 돈만 있으면 안되는게 없는 나라라고 말한다.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데 대한 경외일 수도, 비이상적인 국가정의에 대한 비꼼일 수도 있다. 그러자 재벌의 딸 윤나미가 맞받는다. “니네도 노예무역과 제국주의 자본으로 부를 이룬 것 아니냐. 원천적인 부도덕의 근원지는 자본주의의 발생지, 서구라는 얘기다.

 

 

 영화는 4명의 시선을 따라 전개된다. 돈을 내세워 가문의 돈세탁과 뒷처리를 맡아온 윤회장(백윤식 분), 원재벌가의 딸로 실질적인 권한을 쥐고 있는 윤회장의 처 백금옥(윤여정 분), 딸인 윤나미(김효진 분). 그리고 이들의 비서, 주영작(김강우 분)이다. 이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에로티시즘이 파고 든다.돈의 맛이란 섹스의 맛이라고 임 감독은 말한다. 돈은 권력을 탐하고, 성을 탐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한 진리다.

 <돈의 맛>은 임 감독의 전작 <하녀>(2010)를 떼놓고 얘기할 수 없다. 백금옥은 <하녀>에서 안주인, 해라(서우 분), 윤나미는 은이(전도연 분)을 좋아했던 해라의 딸, 나미가 연상된다. 두 사람은 영화속에서 홈시네마를 통해 영화 <하녀>를 본다. 감독의 장난끼다.

 

 재벌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는 최대 50%까지 부과되는 상속세와 증여세다. 200조원 짜리 그룹을 상속이나 증여받는다면 100조원(공제제외)의 세금을 내야한다. 상속세나 증여세는 대표적인 누진세다. 세금을 이처럼 높게 매기는 이유는 부모로 부터 물려받은 불로소득, 즉 일하지않고 공짜로 생긴 돈으로 보기 때문이다. 과도한 부의 대물림은 근로의욕을 떨어뜨린다. 건강한 자본주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분배정의 측면에서도 상속.증여세를 바라본다.

 

 상속세란 재산을 가진 사람이 죽고나서 상속받는 재산에 대해 부과되는 세금이다. 증여세는 살아있는 피상속인으로부터 받는 재산이다. 두 세금은 세율구간이 똑같다. 1억원 이하는 10%, 1억원초과~5억원이하는 20%,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는 30%, 10억원초과~30억원 이하는 40%, 그리고 30억원 초과는 50%. 세율이 50%라는 얘기는 정부가 50%, 자녀들이 50%를 가져간다는 의미다. 정부가 가져간 50%는 정부재정으로 들어간 뒤 다시 국민들에게 재분배된다.

 

과세표준

세율

누진공제

1억원 이하

10%

-

1억원~5억원이하

20%

1000만원

5억원~10억원이하

30%

6000만원

10억원~30억원이하

40%

16000만원

30억원 초과

50%

46000만원

10억원 상속일 경우 10억원*30%-6000만원=24000만원

100억원 상속일 경우 100억원*50%-46000만원=464000만원

 

 상속세는 사망자의 재산 전체에 부과되는 반면 증여세는 증여를 받는 개별재산 기준으로 세금이 부과된다. 때문에 증여세가 상속세보다 통상 적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40억원의 재산을 남기고 사망했다. 이를 상속세로 계산하면 40억원에 50%의 상속세율이 적용된다. 20억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세금을 내고나면 20억원이 남는다. 이를 4인가족에게 나눈다면 5억원씩 돌아간다.

만약 이 사람이 사망전 배우자와 자식 등 4명에게 10억원씩 증여했다고 가정해보자. 10억원에 대해 30%의 증여세율이 매겨진다. 1인당 3억원씩 세금을 내야한다. 세금을 내고나면 1인당 7억원씩 배분된다. 상속세를 냈을 때 보다 1인당 2억원을 더 받을 수 있다.

4인이 낸 세금 총액은 각 3억원씩, 모두 12억원이다. 8억원을 절세한 셈이다. 단 이 계산은 공제를 고려하지 않은 계산이다. 

  

 

  

상속에는 법에서 정한 순위가 있다. 만약 상속을 남긴 사람이 사전에 유언을 남기 않았다면 이 법적순위에 따라 고인의 재산이 배분된다. 1순위는 고인의 배우자와 직계비속(直系卑屬,나보다 아랫사람)이다. 아들 딸 손자 손녀 등이다. 만약 1순위가 없다면 2순위로 내려간다. 2순위는 고인의 배우자와 직계존속(直系尊屬, 나보다 윗사람)이다. 부모, 조부모 등이다. 이들도 없으면 3순위로 내려간다. 3순위는 형제자매다. 3순위도 없으면 4순위로 간다. 4촌이내의 방계혈족이다. 1순위 상속인이 한명이라도 있으면 2순위는 단 한푼도 받을 수 없다.

 

------<요건몰랐지?>상속세는 1%...서민은 걱정안해도 돼------------------

상속세는 철저히 부자들에게 맞춰진 세금이다. 일반인들은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국세청 자료를 보면 2005~20105년간 피상속인(상속을 해주는 사람)1%만이 상속세를 낸다. 99%는 상속세를 내지 않는다. 상속 재산이 적어 세금을 과세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속은 각종 공제를 적용하면 통상 10억원까지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 배우자 및 아들딸 등 3인이 있다는 전제하에서다. 10억원 이상을 상속받을 재산이 없는 서민이라면 상속세 논쟁에 전혀 동요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증여세도 일정 금액까지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 아내가 남편으로부터 증여받을 때는 6억원까지는 세금을 안내도 된다. 배우자 증여공제가 6억원이다. 아버지, 어머니, , 아들, 할아버지 등 직계존비속은 3000만원까지다. 다만 미성년자 자녀가 부모로부터 증여받았다면 1500만원까지 비과세다. 기타 친척은 500만원까지 증여받아도 세금을 안낸다. 증여는 상속과 달리 수시로 할 수 있다. 그래서 합산기한을 10년으로 정했다. 10년이 넘으면 새롭게 증여해도 세금이 붙지 않는다는 얘기다.

소수의 자산가들이 내는 세금이다보니 전체 세금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그다지 높지 않다. . 상속세는 2010년 기준 전체 국세의 0.72%, 증여세는 1.1%에 그친다.

우리나라는 부동산 자산 비율이 높은 만큼 상속세의 66%, 증여세의 57%는 빌딩, 아파트, 토지 등 부동산에서 나온다. 주식, 현금 등 금융자산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

 

 

상속세와 증여세는 분배정의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세금이다. 하지만 세금이 이렇게 많으면 2세에게 기업을 물려주는 것이 어렵다며 반대하는 기업인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래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특혜조항을 주고 있다. ‘가업승계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기업상속공제. 10년 이상 중소기업을 운영한 부모로부터 기업의 주식이나 지분을 증여받거나 상속받을 때 세금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제도다. 창업주들이 자식에게 기업을 몰려주는 것을 중요시여기는 한국적 정서에서 일종의 타협안인 셈이다.

 

 영화 속에는 옥쇄파업을 벌였던 쌍용차 노동자들이 경찰에 쫒기는 장면들이 나온다. 윤 회장가가 이 회사를 해외자본을 매각하는 자리에 검찰이 급습해 회장을 체포한다. 숱한 희생자를 남긴 쌍용차 노동자들을 위한 임 감독의 위로였을까. 진한 여운이 남는다.//

 


Posted by 서툰경제

댓글을 달아 주세요